작고, 큰 바람: 열린 마음, 열린 교회로 가득 찬다면…

(2013년 회지 “평화의울림“에 개제된 글입니다)

박신화, 협동목사CoP 2013_Page_018_Image_0001

몇 달 전부터 이 교회의 협동목사직을 맡으면서 장년부(길동무)그룹의 성경공부를 맡게 되었다. 그룹일원이 함께 선택한 교재는 “새로 만난 하느님” (한인철 역 2004, God We never Knew)”의 제목이었다. 이 책은 지난 30년간 오레곤 주립대학교 종교학을 가르쳤던 마르커스 보그(Marcus Borg)교수가 미국 성서학회의 역사적 예수 분과 책임자이며 예수 아카데미(Jesus Academy)의 정회원으로서 하나님 이해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지금까지 몰랐던 하나님을 새로 만남으로써 우리에게도 새로운 하나님을 만나도록 역설하는 내용이다. 이는 많은 현대 미국 기독교인의 신앙의 길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줌으로써 신앙의 길을 돕도록 폭넓게 영향을 주었다. 나는 미국교회의 성경공부그룹에서 이 책을 공부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나의 갈증을 풀림을 받는 기쁨을 가졌다.

그 점에서 오늘날 바른 신앙의 길을 찾기 위해 갈등하는 한인교인들에게도 읽혔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제목 자체가 전통 신앙관을 뒤집어 놓을 수도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일반한인교회에서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생각하지 못하였다. 마침내 번역서가 나와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쉽게 권할 수가 있었는데 장년 그룹에서 선뜻 선택하였기에 적이나 놀라면서 한편 너무 반가웠다. 우리 교회의 이 그룹은 가능하다는 자체가 목사로서의 보람을 갖는 뿌듯한 기쁨을 가져다 주었다. 우리의 공부는 보그 교수가 우리가 전통적으로 가졌던 하나님에 대한 이해를 부활 전 이전의 역사적 예수와 부활 이후의 해석된 예수에 관한 차이점을 해설하며 역사적 예수의 참모습과 우리 삶 한가운데 계시는 하나님으로 인도함을 따라갔다.

그리고 우리의 신앙관이 부활 이후에 해석된 예수의 모습으로 각색된 신앙관에 매여 벗어나지 못하고 부활 전 참된 역사적 예수의 삶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을 보그를 통하여 성찰할 수 있었다. 소위 우리 한국교회가 흔히 주장하는 “초대교회의 신앙으로 돌아가자”라는 표어를 들으며 교회부흥을 이야기 하는 문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과히 흥분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보그 교수는 “역사적 예수를 아는 초기신앙으로 돌아가자”라고 점을 역설한다. 2000여년이 지나오며 역사적 예수를 경험하지 않는 부활 이후의 해석에 따라 “저 하늘 위의 하나님, 심판하는 하나님”으로 이해하는 신앙은 우리의 삶이 예수님의 삶을 통하여 계시한 하나님을 “우리 삶 안팎에서 함께 임재하시는 영의 하나님”과 달리 잘 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여 주었다. 그것은 그가 강력히 역설하는 “범재신론(panentheism)”에 근거한다. 하나님의 초월성만 강조하는 전통적 신관인 “저 바깥에” 계시는 하나님이 아니라 “모든 것(pan)” 안(en”), 하나님(theos)의 의미를 가진 하나님으로서 “바로 여기에” 계신 것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여기에”계신다고 한다. 즉 “모든 것은 하나님 모든 것 이상이지만, 모든 것은 하나님 안에 있다”. 보그는 자신의 신앙여정을 바탕으로 자신의 하나님인식은 지금까지 몰랐던 하나님을 새로 만남으로써 God We Never Knew(우리가 알지 못하였던 하나님)라는 원제목으로 새로 만난 하나님을 이야기 하였다.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을 바르게 알지 못하였고 이제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야 한다는 역설을 함으로서 우리의 신앙생활이 과연 하나님을 바로 알고 살아왔는지에 대하여 깊이 성찰하도록 도와준다. 즉 우리 역시 전통적 기독교에서 배운 과거의 하나님이 아니라 새로 만난 하나님을 만나야 할 것을 종용하며 신앙생활의 초점을 재조준해야 할 것을 우리에게 도전한다.

보그가 주장하는 새롭게 만나는 하나님은 지극히 성서적이다. 그 것은 범재신론에 준하여 만나는 하나님은 바로 우리가 가장 근거로 삼는 성서의 내용이고 역사적 예수가 보여준 삶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성서에서 나타난 하나님을 곧 범재신론에서 말하는 하나님, 즉 “모든 것은 하나님 안에 있다”라는 것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저 바깥에” 하나님을 강조하여 하나님은 우리와 거리가 먼 왕, 죄를 정죄하며 심판자로서 군림하는 신앙관을 심어주었다. 따라서 우리는 오히려 잘못된 성서해석이 오히려 역사적 예수를 왜곡시키고 있으며 그에 준한 우리의 신앙생활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과 초점이 맞지 않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자연히 알 수 있게 되었다.

보그는 우리에게 하나님에 대하여 열린 마음(Open Mind)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부활 이전의 역사적 예수를 바로 알고 새로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지름길이나 마찬가지다. 그것은 마치 계란이 병아리가 되기 위해 부화하듯이 끊임없이 껍질로 단단히 쌓아 새생명을 막고 있듯이 우리 안에 있는 껍질들, 즉 내가 고수하고 있는 잘못된 신앙관을 깨야 하는 것이다. 물론 내 자신이 잘못 알고 있던 가치관과 신조를 깬다는 것은 고통스럽고 내가 없어지는 죽음 같지만 오히려 내가 사는 새로운 삶을 가져다준다. 믿어도 무엇인가 확신이 서지 않아 기독인으로 살면서도 석연치 않는 의무적인 삶으로 지쳐있던 삶이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 그의 인도로 기쁨이 넘쳐나는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열린 마음, 우리를 깨트리는 마음은 나만이 알고 고집하고 있는 하나님이해에서 온 세상을 통하여 계시하시는 하나님을 향한 삶이 될 것이다.

하나님을 생각하는 또 다른 방식은 변화된 사회 질서에 대한 열정으로 인도한다고 보그는 이야기한다. 그것은 하나님이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시지 않으시고 동병상린으로 함께 아파하시고 치료하셨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방식은 인간의 고통을 초래하는 지배체제의 질서를 옹호하는 전통적인 사회비전에서 벗어나 불의한 사회질서에 저항하여 새로운 하나님의 지배체제를 가져오게 하는 하나님이 가지신 사회비전을 가져야 될 것을 깨우치게 한다. 이 것 역시 극히 성서적인 초점이고 예수의 삶에서 이미 역력히 들어났음을 보그는 뒷받침하여 준다.

그러므로 하나님에 대한 열린 마음의 기독교인들에게 “함께 아파함의 세상 만들기”(politics of compas-sion)를 지향함으로써 즉 인간의 고통에 함께 동참하며 불의한 사회질서에 저항하여 하나님의 질서를 가져오는 대안적인 사회적 비전을 가지도록 제시한다. 전통기독교가 가르쳐준 하나님의 지배는 기존사회 질서를 옹호하여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거나 이를 조장하는 지배세력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하나님의 질서를 가져오게 하는 대안적 사회비전은 우리가 관계하는 사회질서에 대하여 하나님의 질서로 다시 보고 행동할 것을 요청한다.

보그는 더 나가 하나님의 꿈, 예수님의 꿈을 다시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돕는다. 성서전통은 예수의 삶은 함께 아파하는 세상 만들기를 함으로써 “지배가 없는 하나님의 질서”와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나라”의 꿈을 그려주셨다. 지배체제 중심의 기존질서에서 지배가 없는 하나님의 질서를 실행하심으로써 우리에게 하나님 곧 예수의 꿈을 제시하여 준다. 즉 하나님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나라, “하나님의 나라”(Kingdom of God)”가 지배하시는 꿈을 제시하신 예수님의 꿈은 우리가 열린 마음을 가질 때 우리에게 더 명확히 들어온다. 우리 기독인의 삶은 나의 꿈에 초점을 두기 보다 하나님의 꿈과 일치되어 이를 이루는 데 참여하는 것이 곧 우리들이 지향하는 제자도이다. 하나님의 꿈은 우리가 구원받음으로써, 또한 우리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타인의 아픔에 함께 아파하는 마음(compassionate heart)을 지닌 사회적 정치적 참여이다. 하나님을 새로 만난 사람들은 불의를 원하지 않는 하나님의 꿈에 함께 합류하여 고통을 수반하게 하는 사회적 정치적 제도를 바꿀 수 있는 행동 있는 신앙을 가지게 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주위사회의 고통과 불의를 보고도 이를 조장하게 하는 사회적 정치적 제도에 대한 행동 없는 신앙은 아직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지 못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가 아직도 이에 대하여 머뭇거린다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계속하여 자신을 바로 이해하여 달라고 요청하시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의 진지한 공부토론은 우리자신을 재성찰함으로서 신앙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었고 잘못 알았던 하나님, 몰랐던 하나님, 새로 만나야 될 하나님을 위하여 항상 열린 맘으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또 다짐하였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나님을 안다고 하여도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하나님께서는 계속 “너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는 질문을 통하여 “나를 아느냐?”라고 물으신다. 우리가 알고 이해하는 현재의 부분적 하나님이해에서 계속 자신을 계시하여 주시는 하나님을 우리의 총체적인 삶 속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신앙의 길의 새 방식은 잘못 알고 있는 하나님을 새롭게 이해하고 새롭게 알 수 있게 되어 진정한 하나님을 만나게 하여 줄 것이다.

우리가 길동무그룹을 통하여 맺은 회원 간의 무언의 약조는 우리는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생명의 길을 택하였고 그 길을 함께 가는 길동무이다. 그것은 우리전체의 삶을 통하여 보여주시는 하나님을 찾기 위한 길이고, 아는 길이고, 따르는 길이다. 함께 걸어갈 때, 열린 마음으로 주고받으며 격려할 때 예수님이 동행하시면서 진리와 생명으로 인도하신다고 굳게 믿는다.

내가 가지는 작은 꿈은 하나님을 바로 알고자 하는 신앙의 여정에서 우리 믿는 자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에 대하여 열린 마음 가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큰 꿈은 수많은 교회와 교인들이 함께 열린 마음으로 하나님을 바로 아는 열린 교회가 되는 것이다. 그 꿈은 세상이 하나님의 꿈으로 가득 차게 되어 하나님이 지배하는 나라를 모두 다 함께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한 개인의 기독교인이 열린 마음을 가지면 “열린 교인”이 되리라는 작은 바람, 그러한 교인들로 가득 찬 “열린 교회”에 대한 큰 바람은 나의 간절한 기도로 마음 속 깊이 자리를 차지하며 끊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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