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과 평화의 교회
(2015년 평화의교회 40주년 기념회지에 개제된 교인 기고문입니다)
백형설 장로
평화의 교회 창립 40주년을 맞아 소감을 적으려하니 그 감회가 참으로 큽니다. 물론 저는 해람장로교회가 더욱 익숙하지만 이는 그리 큰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제가 30대 초반에 설립되었고 20년을 섬겼던 교회였기에 이 교회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큰 영향을 저에게 끼친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는 저의 일생을 지배한 신앙의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1974년이 저무는 때, 선친(백리언 목사)을 중심으로 교회 설립에 대한 의논이 있었습니다. 기독교 교육과 목회만을 평생의 할 일로 알았던 선친은 마지막 필생의 사역으로 이곳 LA에서 교회를 세워 목회를 할 요량으로 1975년 1월 첫 주일에 해람장로교회를 설립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역 기간은 불과 반년을 넘기지 못한 짧은 기간이었습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19년간 거의 식물인간으로 지내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는 꾸준하게 성장하며 사명을 이어갔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선친을 옆에서 보아오면서 배웠던 저였기에 형식적인 신자로서의 삶은 그리 큰 문제가 없었지만 성장하며 또한 교회 운영에 직접 관여하면서 때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번민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때마다 ‘이럴 때 아버지는 어떤 처신을 하실까?’를 생각하고 따르는 자세를 가졌습니다. 예수님도 어려운 일을 만나면 하나님께 간구하여 그 해답을 받았던 사실을 저는 성경에서 잘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때에 간직하였던 신앙 자세는 제가 1995년 서울로 역이민을 감행하여 새로운 지역에서 이어가는 신앙생활에서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특히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성장기인 30대와 40대를 보낸 신앙의 보금자리인 교회였기에 이에 대한 사랑은 남다른 것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나 하나의 힘으로는 결코 어떠한 일도 이룰 수가 없지만 하나님의 뜻대로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충실하게 나의 할 일을 감당 할 때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나는 것’을 확실하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교회는 결코 인간의 뜻과 능력만으로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지만, 하나님의 뜻에 따라 충성으로 섬기면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신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우쳐 주신 곳이 ‘평화의 교회’ 였습니다. 이를 실천하면서 이렇게 깨닫게 하여주신 축복만으로도 이 교회는 저의 일생에서 신앙의 고향으로 자리매김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교회였습니다.
저는 교회법에 의해 작년 말로 장로직을 은퇴하였습니다. 그동안 남에게 드러내고 자랑할만한 신앙생활을 하지는 못했지만 손가락질을 당하는 처신을 하지 않은 보통의 신앙인이 될 수 있었음을 감사합니다. 이는 저의 젊은 시절에 지녔던 신앙의 연장이라 여겨집니다.
교회가 사회를 선도하는 것이 마땅한 때에 오히려 교회가 사회의 지탄을 받는 일이 생겨나는 현실이 부끄럽습니다. 교회의 양적인 성장에 목을 매는 듯한 목회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성경 말씀에 기초한 초대교회의 본심을 잊지 않는 교회가 요구되는 현실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예전의 교회로서의 ‘평회의 교회’가 하나님이 바라는 대로 그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면서 발전하기를 기원하며 창립 40주년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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