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디로 가고 있나!
(2015년 평화의교회 40주년 기념회지에 개제된 교인 기고문입니다)
신영균 장로
우리 부부는 지난 6월 초 우리의 조국 한국을 다녀왔다.
약 8년여 만에 방문이어서 기대도 많았고 흥분도 되었지만 건강이 여의치 못해 많은 우려를 가지고 갔었다. 입국하는 순간에서부터 엄청난 중국 관광객 때문에 다소 불편은 있었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고국에 대한 흥분은 가라 안칠 수가 없었다.
도착한 날이 금요일 오후라 교통이 많이 복잡했지만 한강위에 새로 놓여 진 멋드러진 다리며 또 빽빽이 들어선 아파트와 처음 본 고층 건물들 그리고 값비싼 외제 차들의 행렬에서 그동안 경제 발전의 높은 눈금을 바라보는 듯 놀라왔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 놀라움은 곧 우려와 염려로 바뀌어 갔다.
겉으로만 본 조국과 그 안에서 형성되고 있는 무서운 사회양극화가 회복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이르지 아니했나 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성장의 동력은 잃어버린 것 같았고 저 출산과 초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빈부의 격차와 이념 대립과 지역갈등은 그 골을 이 더 깊게 파고 있었다. 정치 지도자들은 위기관리 능력도 없어보였고 이렇게 분야마다 양극화된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은 물론 역사의식의 부재로 외세의 경향 및 민족의 평화를 위한 교류 문제는 아예 덮어 두고 종북 좌파만 양산 시켜 사회 올가미만 쓰여 놓고 오만과 독선으로만 가득 찬 그런 함량 미달의 역량을 보여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수단이여야 할 권력이나 재력이, 모든 국민이 추구하여야 할 목표가 되면서부터 그 가치와 개념을 변화 시킨 이 나눔과 소통이 부재한 현실을 체감할 때 MERS사태 까지 겹치면서 온 나라는 깊은 수령에 빠져 버린 모습이었다. 게다가 종교마저 그 역할을 잃어버린 지 오래된 것 같아 그 안타까움이 더 하였다.
우리 민족 역사에 가장 고통을 많이 준 일본이 재무장을 시작했고 중국이 경제 대국이 되어 민족주의로 점점 우경화 되어 가는데 이 절실한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아무런 비전이나 희망도 찾아 볼 수가 없고 그저 패거리 싸움만하는 정치계, 분배와 나눔을 저버리고 이윤만 창출하려는 재벌위주의 경제계, 그리고 문화, 교육등 사회 모든 분야에서 갑과 을로 갈라 져 서로 상처만 키우는 현실이 마치 4대강위에 펼쳐지는 기분 나뿐 녹조처럼 아주 흉측하게 번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6월 중순으로 기억한다. 일본에 유명한 승려 작가 세토우치(93새)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하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안보법 개정작업을 반대하는 2천여 명의 시민들 앞에 나타났다. 그는 자신이 직접 겪은 처참한 전쟁경험과 죽이지 않으면 죽임을 당하는 전쟁에 결사반대한다며 “최근 일본의 상황을 보면 점점 전쟁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전쟁도 좋은 전쟁은 없으며 모두가 살인이다.
이대로 가면 여러분의 아들들과 손자가 전쟁에 끌려가고 그리고 죽어간다.
현 상황이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귀를 귀울여 조심스레 들어보면 군화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고 하였다.
우리는 16세기 말부터 지금까지 여러 번의 외세의 침략으로 많은 것을 잃어 버렸다.
임진왜란 6년7개월 동안 수십만의 인명피해는 물론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을 비롯해 수많은 문화재와 역사실록 등이 소실되었고 나라는 거의 거덜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참담한 역사를 잊고 다시 정쟁에만 치우친 조정은 그 후 38년 만에 또 병자호란을 겪게 된다. 청나라와 군신관계까지 맺으며 세자 등을 볼모로 내어주고 50만의 아녀자들이 잡혀가는 굴욕을 당한다. 그렇게 맺어진 군신 관계는 청이 일본에 패배하는 19세기 초까지 350년이 넘게 계속되었다. 그리고 곧 일본이 일으킨 30년 동아시아 전쟁으로 말미암아 1910년 한일 합방이 이루어지고 우리의 국권은 송두리째 일본에 빼앗긴다. 36년 동안 일본의 식민지로 있었지만 우리의 힘으로 나라를 되찾지 못하고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에 의해 1945년 8월15일 일본이 항복하므로 해방이 된다.
이어 승전국들의 편의에 따라 분단된 조국은 두 개의 다른 이념을 갖은 정부가 세워지고 결국 1950년 6월25일, 동족상잔의 비참한 전쟁이 일어난다. 16개국의 유엔군과 중국, 소련이 참전하는 실질적인 세계 3차 대전의 양상이 된 전쟁이었다. 3년 후 휴전이 조인되었지만 민족과 국가에 엄청난 상처만 남기고 정전은 오늘 이 순간까지 계속되고 있다. 전쟁은 남과 북 모두 520만의 인명피해와 천만의 이산가족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적, 물적 손실보다도 더 심각한 피해는 민족내부의 형성된 불신과 적대감이다. 상대방과 타협과 대화 자체가 죄가 되고 어느 쪽에도 중도적 이념을 추구하는 세력이 성장할 수 없었고 한 쪽으로만 편향된 이념과 세력만이 집권을 하게 되고 인정도 받게 되며 지금에 이르렀다.
다만 아쉽고 또 두려운 점은…….
일본에 의해 합병이 되고 일본에 의해 통치되었던 한반도가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저들이 참패함으로서 분단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분단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동족상잔에 비극을 겪어 오는 동안 이 전쟁의 근본적 원인을 제공한 일본은 그 비참한 역사에서 싹 빠지고 반성은커녕 오히려 6.25를 통해 패전으로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고 요즘 다시 재무장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깊이 생각해 볼 이유가 분명히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창립 40주년을 맞이한 이 평화의 교회를 통해 하나님께 간구한다.
우리 민족위에 과거의 굴욕적인 역사를 되새기며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지혜를 주시길 원하며 민족의 통일은 물론 평화와 더불어 외세로부터 국가를 지킬 수 있는 강한 힘과 용기를 주셔서 우리 조국이 천년만년 무궁하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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