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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빵 이론

크림빵 이론

 

빵은 가장 오래된 가공식품 중 하나입니다. 곡물을 가루로 빻아서 물과 반죽하면 되기 때문에 산업 측면에서 봤을 때 재료를 구하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그런데 빵에 한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바로 대부분의 빵이 수분이 적어서 물 없이 빵만 계속 먹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수련을 쌓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물과 같이 먹자니 안 그래도 연한 빵의 단맛이 희석되어서 먹는 보람이 감소합니다. 이럴 때 구원에 나서는 음식이 우유입니다. 우유는 수분을 보충해줌과 동시에 빵의 구조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맛을 더해주기 때문에 빵과 먹기에는 최적의 음식이 되었고, 빵과 우유가 합체하면 당할 콤보가 없는 천하무적이 됩니다.

그렇게 때문에 우유의 엑기스라고 할 수 있는 크림을 빵 속에 처음부터 넣어둔 크림빵은 자기 편의에 물든 현대인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제일 맛있는 조합만 골라서 아무런 노력 없이 섭취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크림빵은 음식계의 완전체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계 제과점에서 생산하는 크림빵은 크림과 빵 사이의 비율이 조금 안 맞습니다. 아직 크림의 설탕 맛과 빵의 구수한 맛 사이의 조합을 모르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매출을 늘리기 위해 크림에 올인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결과 크림은 많은데 그 많은 크림을 발라먹을 면적이 없는 느낌입니다. 이 문제는 식칼로 크림빵을 두 동강 낸 후 일반 빵을 그 속에 집어넣어 빵의 비율을 높이면 일부 해소 할 수 있지만 결국 업계의 자체 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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