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목회 서신
몇 해 전 한국 SBS는 ‘최후의 툰드라’ 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시베리아 지역의 극한(極寒)의 땅에 사는 일부 원주민들은 순록떼를 따라 함께 이동하면서 순록을 잡아 먹고 삽니다. 그런데 그들은 사냥할 때 한 마리 만을 사냥하여 부족이 함께 양식을 나눕니다. 왜 한꺼번에 여러 마리를 잡아 보관하지 않느냐고 PD가 물었습니다. 영하의 날씨 때문에 보관이 쉬운데도 말이죠.
이 때 원주민 한 사람이 “shaman(무당)이 욕심내지 말고 먹을 만큼만 잡으라”고 가르쳤다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그때 툰드라 지역의 무당들이 자본주의에 편승해서 사는 목사들보다 훨씬 건전한 사고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박근혜씨의 측근 최순실씨가 대한민국을 쥐락펴락 했다는 사실에 모두가 낯뜨거워 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그녀를 무당이라고도 하고 그녀의 아버지가 목사였던 사실을 두고 목사라는 명칭을 쓰면 안 된다는 목사들의 볼 맨 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당(샤먼)은 자연과 인간을 연결시켜주는 중재자로 자연이 원하는 바를 인간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무당의 무(巫)도 하늘과 땅을 연결해주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최순실을 무당이라고 부르는 것은 진짜 무당을 욕보이는 언사입니다.
신명기 18:10-11에는 광야 생활에서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할 다양한 종류의 사기꾼들을 소개합니다. 1)자기 아들이나 딸을 불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는 사람 2)점쟁이 3)복술가 4)요술객 5)무당 6)주문을 외우는 사람 7)귀신을 불러 물어 보는 사람 8)박수 9)혼백에게 물어 보는 사람. 광야 생활에 지친 순진한 백성들 등쳐 먹는 직종이 많기도 참 많았습니다.
이중 최순실은 어디에 속할까요? 점쟁이(2) 정도가 아니었을까요? 그러면 박근혜는? 혼백에게 물어 보는 사람(9)입니다. 최순실을 통해 박정희와 최태민의 혼백이 박근혜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고국이 지금 이런 지경에 처해 있습니다.
목사들은 최태민에 붙은 목사라는 직함이 거북한 모양이지만 저는 이렇게 말해 주고 싶습니다. 아직도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모르고 박근혜 찬양을 주문처럼 외우고 있는(6) 목사들이나 최태민 목사가 뭐가 다르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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