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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

광신

광신은 지하철 역에서 예수 천당 불신지옥을 외치는 것과 같은 행위, 신앙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재단해 버려서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의 믿음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그러기에 계몽과 이성이 지배하던 시대에 광신이 설 자리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는 광신이 큰 부분을 차지했기에 그것이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탈리아 출신의 좌파 이론가 알베르토 토스카노는 그의 책 에서 광신을 현대의 담론으로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인간 이성에 대한 신뢰에 기초한 사회주의 이론가의 입에서 종교적 근본주의를 떠올리게 하는 광신이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매우 특이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을 듣다 보면 고개가 끄덕거려 집니다.

현대인들은 이성이나 자유 같은 것에 매몰된 나머지 삶의 열정을 잃어 버렸다는 겁니다. 그동안 현대인들은 합의, 계몽 이런 것들에 지나치게 높은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지켜야 할 진리를 놓쳐 버렸다는 것이 토스카니의 주장입니다. 그의 주장은 결코 이성을 폐기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를 선택해야 할 순간 내가 그 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을 뿐입니다.

지난 주 한국에서는 조용기씨와 그의 아들이 배임혐의로 유죄선고를 받았습니다.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니지만 한국기독교의 근본주의 세력은 든든해서 사회 여론을 여전히 주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비판할 줄만 알았지 그들만큼의 열정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항상 그들에게 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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