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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인들의 광야 생활, 예수의 광야 기도에서 40은 매우 의미있는 숫자입니다. 히브리인들은 40년 광야 생활 끝에 가나안 땅으로 들어갔고 예수께서는 40일의 기도를 끝낸 뒤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구약에서 40은 완결의 의미이고 신약에서 40은 시작의 의미입니다.
약속 받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서 히브리인들의 생활은 그리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태평성대를 누렸다는 성서의 증언 보다는 곧 이은 사사 시대의 분열상만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께서도 40일 기도하시는 동안 마귀의 시험을 이겨냈지만 그 분이 부딪히는 세상의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성서에서 40은 한 시즌의 마감인 동시에 다시금 시작될 광야 생활의 출발점입니다.
우리 평화의 교회는 지금 그러한 지점에 와 있습니다. 1975년 30대 후반의 젊은이들에 의해 세워진 교회는 모진 풍파 속에서도 꾸준히 자리를 지켜 왔습니다. 이만하면 창립 세대의 노고를 역사 속에 묻어두고 칭송만 하면 되겠지만 돌아보면 이제 겨우 40입니다. 창립세대 이후세대 할 것 없이 다시 새로운 광야를 위해 발걸음을 새롭게 내 디뎌야 할 시기라는 뜻입니다. 완결의 지점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선에 와 있습니다.
세상에는 아직 부조리가 가득 차 있고 교회는 여전히 변혁자가 아니라 도피자들을 위한 공간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현실에서 평화의 교회 교인들은 새로운 출발점에서 신발끈을 다시 매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평화의 교회 40년을 맞이하면서 40년사를 출판합니다. 이 작은 책이 평화의 교회 도약을 위한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40년사 편찬을 위해 고생하신 문영조 장로, 김용호 장로, 유한종 집사, 성기욱 집사에게 감사드립니다. 문영조 장로의 기억이 없었다면 교회사는 편찬되기 어려웠을 겁니다. 평화의교회 창립 배경사와 초기 교회사를 정리해주었을 뿐 아니라 사진의 디지털 작업과 인터뷰에 수고한 성기욱 집사의 노고도 잊을 수 없습니다. 총괄 편집을 맡은 김용호 장로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긴 시간 인터뷰를 해주신 문영조 장로, 김인숙 장로, 유철균 집사의 생생한 증언을 모두 글로 담을 수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교우들의 귀한 원고도 40년사를 더욱 알차게 만들었습니다.
어디 이 분들 뿐이겠습니까? 평화의 교회 창립 40년이 되는 해 바로 이 순간 교회를 지키고 계신 우리 교우님들 모두가 40년사의 주인공들입니다. 여러분들이 기도와 수고가 없었다면 평화의 교회는 벌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 것입니다.
가수 김광석은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에서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라고 노래합니다. 우리는 마흔 즈음에 ‘이제 다시 시작이다’를 외쳐봤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교회를 지켜온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5년 10월 4일
평화의교회 담임 목사 김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