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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인들이 광야 생활 40년을 거친 뒤 도착한 가나안 땅에는 과연 젖과 꿀이 흐르고 있었을까? 안타깝게도 성서의 증언은 그렇지 못하다. 지파별로 땅은 배분받았지만 성서는 태평성대가 왔다고 기록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어지는 사사기 시대는 백성들이 제 소견대로 하는 불안한 시대였다.
그런 점에서 평화의 교회는 40년이라는 중간 기착점에 도착한 것이지 완성된 상태가 아니다. 40년 긴 세월동안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2015년 가을 현재 교인들이 모두 인정하듯이 가장 화평하고 의미있는 기간을 보내고 있다. 40년 인터뷰에 응한 교인들의 말처럼 새로운 사람들이 찾아 왔을 때 느꼈던 차가운 분위기도 많이 극복된 상태다.
여기서 갑자기 중형교회를 지향하기 위하여 교회의 성격을 바꾼다거나 현실 안주에만 그쳐 버린다면 ‘40년’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이제 중년이 된 나이, 그러나 우리 전 세대의 40살보다 지금의 40살은 훨씬 젊다. 평화의 교회는 그 젊음을 무기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작지만 영향력 있는 교회를 지향하면서 정의와 평화 운동에 모판이 되는 교회, 믿음과 실천이 조화하면서 복음의 진리를 잃지 않는 교회로 계속 걸어가야 할 것이다.
김기대 목사는 담임 목사로 부임하면서 다음과 같은 교회 비전을 제시했다.
1. 성육신 신학의 실천
1.1 세상과 복음은 대립적인 것이 아니다. 신학은 세계의 세속성을 존중해야 하며 자유로운 인간의 성숙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1.2 성육신은 거룩하신 하나님이 세속적인 인간의 몸을 입은 사건이다. 우리는 세속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그 안에서 거룩함을 드러내야 한다.
2. 이미 시작된 하나님 나라에 참여
2.1 하나님 나라는 다가올 나라인 동시에 이미 시작된 나라이다. 이미 시작된 나라에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며 다가올 나라를 기다린다.
2.2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주인인 하나님의 역사 파트너로서 이 세상의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 창조자로 살아가야 한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평화의 실천, 환경의 보존 등을 위해 노력한다.
3. 은총의 통로가 되기를 추구
3.1 하나님께서 복을 내려 주시는 강복의 본질은 구원과 죄사함 그리고 영생이다.
3.2 강복의 본질위에서 맺어지는 열매는 은사의 형태로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3.3 우리가 받게 되는 복은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에서 나누어야 한다. 그러기에 내가 받을 복만 간구할 것이 아니라 이웃이 함께 복을 받을 수 있도록 통로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목표를 가진 평화의 교회 성도들은 다음과 같은 삶을 실천하며 산다.
1. 복음의 자유에 기초한 의식의 개방성 – 시민 사회 운동과 문화 운동에 헌신
2. 복음의 요구에 기초한 윤리적 삶의 실천 – 소수자들을 돌보고 나눔의 삶을 실천한다.
이것은 당회에 의해 수용되어 지난 17년의 교회의 사명선언(Mission Statement)처럼 인정되어 왔다. 전세대 목회자들과 교인들 또한 교회의 이러한 사명에 크게 벗어나 있지 않았다. 하지만 40년을 지나는 지금 40년 이후 세대들은 이것을 뛰어 넘을 새로운 사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것이 2015년 4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에 회중으로 남아 있는 우리들을 향한 거룩한 명령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