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3일 목회 서신

황교안씨는 야당의 지도자로 정부 여당에 대하여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지만 분노도 잘 하지 않습니다. 자기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이 정치인의 생존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가 이렇게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된
환경은 그가 공안검사로 재직 당시 수없이 감옥에 넣었던 민주화 운동을 해온 분들 덕택이라는 사실만 알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의 최근 발언 두가지가 저를 분노케 했습니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의열단 단장 김원봉에 대해 언급하자 황씨는 보란듯이 백선엽을 찾아가 극진한 예를 갖춘 사실입니다. 김원봉에 대한 언급이 그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는 점 인정합니다. 김원봉을 다룬 영화 ‘암살’을 보고 나온 그가 속한 정당의 정치 선배들이 영화감상 후 대한 독립만세를 부른 사실을 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백선엽은 아닙니다. 만주 주둔 일본군으로 독립군을 토벌하고 6.25를 전후해서는 수많은 민간인 학살에 책임있는 백선엽을 찾아갔다는 사실은 우리 속담 ‘홧김에 서방질한다’는 짓으로 밖에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현 집권 세력에 반대할 수 있지만 거기도 최소한의 역사의식은 있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동일하게 주어서는 안된다는 발언입니다. 그의 발언은 외국에서 먹고 살아가는 동포들에 대한 모욕이고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분노를 일으키는 국격 훼손적 발언입니다. 그가 말한 외국인 노동자는 주로 동남아 출신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임금차별에는 영어강사같은 백인들도 해당되는지 묻는 기자가 왜 한명도 없는 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황씨 발언의 맥락을 고려하면 아마도 그는 백인들은 해당안되고 그들에게는 더 주어야 한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약한 자들은 더 착취하자는 공안검사의 의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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