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

2019년 6월 9일 성령강림주일 설교
본문: 창세기 11:1-9
제목: 바벨
설교: 김기대 목사

처음에 세상에는 언어가 하나뿐이어서, 모두가 같은 말을 썼다. 사람들이 동쪽에서 이동하여 오다가, 시날 땅 한 들판에 이르러서,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자, 벽돌을 빚어서, 단단히 구워내자.” 사람들은 돌 대신에 벽돌을 쓰고, 흙 대신에 역청을 썼다. 그들은 또 말하였다. “자, 도시를 세우고, 그 안에 탑을 쌓고서,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날리고, 온 땅 위에 흩어지지 않게 하자.”

주께서는, 사람들이 짓고 있는 도시와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다. 주께서 말씀하셨다. “보아라, 만일 사람들이 같은 말을 쓰는 한 백성으로서, 이렇게 이런 일을 하기 시작하였으니, 이제 그들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자, 우리가 내려가서, 그들이 거기에서 하는 말을 뒤섞어서,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주께서 거기에서 그들을 온 땅으로 흩으셨다. 그래서 그들은 도시 세우는 일을 그만두었다. 주께서 거기에서 온 세상의 말을 뒤섞으셨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 곳의 이름을 바벨이라고 한다. 주께서 거기에서 사람들을 온 땅에 흩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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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묘호렌게쿄’라고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이 말은 나무묘법연화경의 일본식 발음이며 묘법연화경 즉, 불교경전인 법화경에 모든 것을 맡긴다는 의미입니다. 박정희 정권 시절에는 이 주문을 외우는 일종의 종교인 창가학회 이야기가 언론에 자주 등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언론을 통해 창가학회는 그냥 주문만 외우면 되는 종교, 우민 종교, 왜색짙은 종교로 대중들에게는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는 지금 창가학회 회관이 버젓이 자리잡고 있으며 언론으로부터 비난도 받지 않습니다. 도대체 어떤 종교이기 때문에 그럴까요? 창가학회는 1930년대 가치를 창조한다는 의미의 창가교육학회로부터 시작했는데 초기에는 교육자들의 모임이었습니다.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초대 회장 마키구치 쓰네사부로의 교육철학이기도 했습니다. 이 사람은 2차 대전 중 구속되어 옥사하는데 일본의 군국주의와 전쟁을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기독교에서 존경하는 일본 침략기의 신학자인 우찌무라 간조, 가가와 도요히코 모두 국가주의자였습니다. 많은 한국 기독교인들이 이 두 사람을 존경하지만, 그들도 극복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와 달리 창가학회의 설립자는 일본의 폭력성과 맞섰습니다. 그들은 이런 경험을 기초로 평화를 강조하며, 여기 LA에서 멀지 않은 곳(Aliso Viejo)에 있는 Soka(창가) 대학은 미국에서 인문단과대학 20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평화학으로 유명한 학교입니다. 또한 창가학회는 일본의 공명당을 창당해서 자민당의 우경화 정책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왜 갑자기 일본의 이상한 종교 창가학회를 이야기하냐구요? 빨갱이 죽이자며 폭력을 선동하고, 평화정책에 시비를 거는 일부 기독교인들이 부끄러워서 그렇습니다. 남묘호렌게쿄를 주문으로 외우는 사람들보다 못하니 어디가서 그들과 같은 종교를 믿는다고 고개를 들 수 있겠습니까?

[목회서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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