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조의 사색(4)
——— 맑은 양심 ——–(46)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말씀은 유명합니디. 사람은 의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또하나의 필수 덕목이 믿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얻그제 평소 존경하는 동창생 박군이 한국에서 장거리 전화 통화중 나도 모르게 내입에서 성경이야기가 툭 나오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에쿠 이 친구는 아닌데 하고 후회중, 아니나 다를까 소리내어 웃어 제끼며 하는 말이 나를 당황케 하더군요.
” 아니, 자네는 보통 때는 그렇게 멀쩡하게 이론도 펴고 판단력도 남다른데 어떻게 그렇게 보이지도 증명도 안된 하나님 이야기를 본듯이 떠벌리다니. 아깝도다. 괜찮은 친구 하나를 부분적으로 남아 꽉 막히게 만들다니. 이민 생활이 힘들기는 힘든 모양일세그려. ” 이렇게 놀림을 당하다니. 그러나 그의 말이 내가 젊었을 때 떠들고 다니던 말과 한톨도 틀리지 않으니 이를 어쩌나. 지금와서 천사의 말을 한들, 바울 처럼 멋진 말을 편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 이제와서 후회한들 뿌린 씨의 결과는 어김없이 나를 덥쳐 옵니다. 그 친구에게는 더듬거리다가 화제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군은 다른 학교 동문들에게도 이름난 한국의 큰 손으로 H 자동차 전회장의 단짝이기도합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믿음이 없읍니다. 의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나의 생각은 여전합니다.
사색 (47)
——— 가보면 알지 ——–
산다는 것은 정리해 보면 잠자고 하루 세끼 먹고 돈 벌러 갔다가 돌아와 식구와 어울리다가 주말에 문화생활 하고 크고 작은일과 어려운 일 해결하고 또 쉬고 다시 일터로 나간다. 이상이 가장 정상적이고 행복한 소시민의 일상이다. 그러다 어느새 나이를 먹고 새치에 반백이 되다가 백발이 덥쳐온다.
환갑이 되면 아, 내가 나이가 좀 들었군 하고 반신반의하며 어정쩡한 상태로 지내게 되지만 그래도 더 늙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8,90세 노인들이 언제나 우리 주위에 맴돌지만 내가 저 모양으로 변하리라고는 아무도 실감하지 못한다. 그것은 인간의 욕심이 곧 오게될 엄연한 사실과 진리를 외면한 결과이리라. 저 노인들은 나와는 상관 없지.
왜냐하면 나는 현재 젊으니까. 곧 저와같이 될거라고? 그런 애기는 너무 자주 들어서 실감이 안나네. 나는 엄연히 건강한 모습으로 활동하고 또 현재 진행중이라 나중 일은 나중에 당해도 되리라. 그런데 어느날 낯선 어린 아이가 날보고 할아버지 라고 부른다. 이상하다. 멈칫하며 생각해 보니까 아 내 나이가 그렇게 되었다. 아이의 말이 현실이다. 진리다. 아, 드디어 남의 일처럼, 다른 세계의 현상으로 골방에 넣어 두었던 일이 내 일이 되어있다.
” 우리의 년수가 70이요, 강건하면 80이라도 그 년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라.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 가나이다. ” 시편 90:10
저승사자가 나의 뒷통수를 휘어 잡는다. 나는 그를 반긴다. 선생님, 수고많으십니다. 그런데 어디로 갑니까? 말이 많군. 그냥 따라와. 가보면 알지.(12월 17일)
48 들개 시리즈
———— 들개 ———–
1
세상 구경 처음하던 순간은 그나마 보통 가정의 성실한 부모를 만나 건강히 자라기 시작했다. 그러나 돌도 되기 전에 불행이 도둑 처럼 밀려오니 아이는 그 운명이고 뭐고 할 것없이 빈 들에 던져졌다. 무슨 저주인가, 무슨 업보였나. 홀어멈은 청춘 과부로 남았으나 다행히 친정이 백여석하는 중농이라 그 곳을 드나들며 아이를 키웠다.…